단타 종목 선정은 지뢰찾기 게임이다?
주식장이 마감하고 저녁이 되면 다음날 매매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관심종목에 넣어둔 100여개 종목들의 오늘 움직임이 어땠는지 확인하고,
매매 기준에서 어긋나는 종목들은 아쉽지만 관심종목에서 지우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나서 오늘 거래대금 상위 200종목, 상승률 상위 200종목 등을 스캔한다.
이렇게 500여개 종목들 스캔하는데에 약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주식 입문하고 지난 6년간 이 작업을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해서 그런지 제법 익숙해졌다.
기술적분석을 통한 매매만 하기 때문에 500여개 종목 차트만 빠르게 넘기며 보는 식이다.
이 때 내가 선호하는 형태의 차트가 만들어진 종목은 관심종목에 추가해두는 작업을 한다.
이렇게 약 1시간 동안 매매 기준에 적합한 차트가 만들어진 종목들을 추려놓고,
이후 부터는 아이러니 하게도 관심종목들을 하나하나 돌려보며 트집을 잡기 시작한다.
"이건 얼마 전에 거래량 터진 장대음봉이 나왔네.. 패스~"
"이전 매물대가 너무 두터워 보이는데? 이것도 패스~"
"이건 거래대금이 너무 낮은데.. 수급이 좋지 않아, 패스~"
심지어 기술적분석을 통한 매매만 하는데도 불구하고 재무제표를 핑계삼기도 한다.
"이건 최근 영업이익이 반토막이네.. 패스~"
"이건 시총이 너무 낮잖아, 심지어 유통물량도 적네. 패스~"
"이게 뭐야? PER 이랑 PBR 이게 맞는거야!? 패스!"
이렇듯 평소에 확인하지도 않는 재무제표를 보면서까지 종목을 추리고 또 추려낸다.
이 외에도 외국인, 기관의 수급이 연이어 안좋은 듯 보이면 패스하기도 한다.
트집에 또 트집, 그야말로 생트집을 잡아서까지 관심종목 줄이려고 애를 쓴다.
이렇게 종목을 추리는데에 시간을 많이 소모한다. 체력적으로도 힘든 작업이다.
왜 이렇게 까지 하는 것일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다.
보통 텐배거(Ten Bagger)를 찾기위해 포텐이 있으면 관심종목에 넣어두고 지켜보는데,
난 오히려 관심종목에 넣어둔 종목들을 어떻게든 생트집 잡아 하나 더 지워내려고 한다.
그 이유는 하나다. 바로 "리스크 관리" 때문이다.
단타 종목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최고의 리스크 관리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 작업을 하면서 관심종목을 하나씩 삭제 할 때 마다 속으로 되뇌인다.
'휴~ 지뢰 밟을 뻔 했네!'
혹시 어렸을 때 지뢰찾기 게임 해본 적이 있는가?
시작하면 지뢰가 어디에 심어져있는지 알 수 없어 조심스레 클릭하며 땅을 넓힌다.
땅에 적힌 숫자들을 보고 근처에 몇개의 지뢰가 있는지 유추하면서 지뢰를 찾는다.
이 때 한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지뢰를 밟게 되면 아무리 땅을 넓혀놓았어도 게임은 끝난다.
나는 지뢰찾기 게임이 단타 종목 선정하는 것과 결이 같다고 생각한다.
단 한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종목 선정을 잘못하면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매를 시작하고 포지션을 구축하면서 하게 되는 리스크 관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주식 종목 선정은 매매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기에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 매매 기준에 들어오는 종목들을 모아놓고 계속해서 추궁해보자.
"너 트집 잡힐건 없니?"
부디 다음 스텝에 지뢰 밟을 일이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