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이기는 법" 읽고 나서
새해가 되면서 목표했던 것들 중 하나가 책 많이 읽기였는데,
얼마 전 밀리의서재를 구독하면서 요즘 책 읽는 재미에 빠졌다.
밀리의서재를 들여다보면 아무래도 관심 가는건 주식 관련 서적들이다.
앞으로 주식 관련 서적들은 읽고 나서 간단하게 생각을 정리해볼까 한다.
처음으로 읽은 책은 "돈을 이기는 법"(성필규 저)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는 워낙 유명한 책이라 진작에 읽어보고 싶었다.
작년 가을 교보문고에서 찾아봤지만 재고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밀리의서재에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읽어보기 시작했다.
파생상품 트레이딩하는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하는 얘기가 있다.
누군가 파생판에서 5년 이상 살아있다면(자살하지 않고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면)
그가 돈을 벌었든 잃었든 상관 없이 분명 그 사람에게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돈을 이기는 법" 저자 성필규는 무려 30년 가까운 오랜시간동안
험난한 파생판에서 살아남은 전설적인 트레이더라 할 수 있는데,
그런 저자의 경험담이 담겨진 책을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책은 저자가 젊은 나이에 객장을 드나들면서 고수 소리를 듣던 것 부터 시작한다.
지금이야 HTS, MTS 이용해서 누구나 손 쉽게 주식을 사고 팔고 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시끌벅적한 객장에서 손주문을 넣거나 전화로 주문을 넣었다고한다.
그 당시 일반적인 투자자들과는 다르게 기술적분석을 통한 매매를 했다고 한다.
이 점이 내가 책을 읽는 동안에 더욱 몰입했었던 이유이기도 한데,
나 역시 기술적분석을 통해서만 주식 매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다 죽어나가는 파생판에서 30년이나 살아남은
상위 0.1% 트레이더가 낸 책인데도 불구하고 기술적분석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다.
산전수전 다 겪은 승부사 알바트로스 성필규의 자서전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그 어떤 주식 서적을 읽었을 때 보다 배울점이 많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예를 들자면 레전드 박찬호에게 구속 올리는 법, 제구 잘하는 법, 투구폼 등에 대한
기술적인 조언을 듣기 보다는 주자가 1루에 나가있을 때 마인드 컨트롤 하는 방법,
큰 경기를 하기 전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경기를 졌을 땐 어떻게 해야할지
이런 조언들을 박찬호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말해주는 느낌의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을 읽는동안 가장 크게 놀란점은 저자에게서 느껴지는 매매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분명 남들은 5년 이상 살아남기도 힘든 파생판인데, 저자의 자신감은 어디서 기반했을까?
오랜시간 남들에게 기술적분석 강의를 하면서 매매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았을 것이고,
"나보다 더 노력한 사람 있으면, 내 돈을 가져가도 좋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노력의 결과물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저자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을 읽을 때 마다 나는 반성하게 되었다.
'과연 나는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 것일까?', '노력하면 지금 보다 더 발전 할 수 있을까?'
그동안 욕심 없이 어느정도 수익만 올리면 만족하고 별다른 공부도 하지 않고 지냈는데,
모니터 너머에는 지금 이 순간도 노력하고있는 트레이더들이 있다 생각하니 포모가 온다.
주식시장은 파생시장과 달리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하루하루 누군 벌고, 누군 잃고 결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
이 시장에서 살아남고 또 꾸준히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공부를 정진해야 할 것이다.
무엇을 공부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연차가 쌓이고 내린 결론이 있다.
매매기법이라는 것은 각각의 디테일이 다를지는 몰라도 결국 결이 같다 생각하고,
매매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심법(마인드)을 얼마나 단련했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돈을 이기는 법" 같은 베테랑의 경험담을 듣는 것은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간만에 읽는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로 글을 마친다.
"승부는 이길지 질지 모르는 게임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다. 이겨놓고 확인하러 가는 것이다."